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있는 관악산으로../20년4월4일(토)
바람이 약간 불어서 그런지 아침기온이 쌀쌀하다는 느낌이 든다.
오랜만에 황사가 있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가까이는 괜찮고
멀리 관악산정상은 조금 흐릿하게 보인다.
선거철이다 보니 이곳에도 국회의원후보가 인사를 하느라고 서있다.
그런데 등산객들은 마스크쓰고 더우기 이곳이 선거구가 아닌 사람이 많아서인지
다들 바빠서 그런지 반응이 신통치 않아 보인다.
많은 인파가 줄지어 걸어간다.
그속에 우리도 끼어 걸어가는데 사회적거리두기는
각자가 알아서 지키면서 갈수밖에 없었다.
2018년에는 4월 7일(토)에 왔었는데 진달래가 만개했었고
2019년에는 4월 7일(일)에 왔었는데 꽃봉우리만 맺혀있었다.
물레방아가 멈춰있다.
계곡물이 말라서인지, 고장인지..?
한참 걷다보니 만남의 장소에 이른다.
어느 모임에서 왔는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앉아 있다.
갈림길에 직진은 삼성산으로 표기 되어 있고..
직진하여 몇미터 걸어 들어가면 위에는 벚꽃이 보이고
아래로는 진달래가 보이는 완연한 봄..
쉼터에서 먼저 올라온 이들이 의자를 차지하고 있으니
우리는 돌위에 앉아 목을 축여야할수밖에..
다시 데크로된 계단을 따라 오른다.
여기를 지나갈때면 마른 나무통을 쪼아대는 소리가 들리는곳이다.
오늘도 탕탕통통 나무쪼는 소리가 여과없이 들린다.
마당바위에도 먼저 온 이들이 평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는 약간 경사진곳을 자리삼을수 밖에 없었다.
호친구가 베낭에서 6년근 인삼을 꺼내 놓는다.
생인삼으로 입가심을 하면 입안이 약간 씁쓸하기는하나
이참에 밥을 먹으면 땀을 흘린 상태에서는 평소에 비해 입맛이 돋는것을 느낄수 있다.
중턱에 삼막사가 희미하게 보이지만 맑고 상쾌한 바람은
땀에 젖은 얼굴을 닦아주며 축제처럼 우리곁에 머물고 있다.
이곳 저곳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점심을 먹는 산객들..
오늘도 지난 토요일과 같이 어떤이가 노래를 틀어놓고 있다.
"미스터 트롯"에서 인기를 모았던 정동원군의 "보릿고개"
산중에서 듣는 이런 음악도 나름 괜찮다는..
점심을 마친분들은 일광욕을 하는지 나란히 누워있다.
그런데 어떤이가 "대전 블루스"를 틀어댄다.
잘있거라, 나는간다,이별에 말도없이..이 양반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오른다. 잘있거라, 우리는 간다..
이곳 방죽에 두꺼비는 몇쌍이나 오려는지..
민주동산 국기봉 아래에도 사람들로..
진달래와 어우러진 해삼바위..
일자바위, 비녀바위, 미꾸라지바위로 부르는 이들마다 나름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모처럼 산중에서 둘이..
바람이 없는 한낮의 기온은 높지는 않아도
자연스레 겉옷을 벗게 만들기도 하고..
호압사를 품고있는 뒷산 정상에서 자녀들과 같이 온 부모들이
내려다 보이는 시내전경을 설명 해주는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우리가 들렸던 조망터에는 계속 등산객이 들락거리고..
거름기 없는 마사토 위에서 겨울을 지내다가
색깔 고운 꽃을 피워내고 있는 진달래 한그루..
한해가 지나도 별로 크지를 못하는구나..!
지나는 사람마다 흙이 떨어져 나갈까봐 가까이 가지 않는
성숙함이 10년 넘게 보아온 감회이다.
블독이 누워있는 형상의 바위 양옆에도
자그마한 진달래가 피어있고..
바람을 피해 바위를 피신처로 삼은 가족들..
애들은 바위 사이에 앉아있다.
한참 바빠야 할 사찰들도 코로나19땜에 석가탄신일도 연기했으니..
그래서인지 호압사도 왠지 썰렁하게만 보인다.
인적이 없는 호압사..
점심공야을 하러 앉아있던 대기 의자에 그렇게 많던 사람하나 없고
경내에 몇명만이 왔다갔다하는 모습만 보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거리두기 캠페인 현수막이 산중에까지 걸려있다.
답답하니 사찰 뒷산 마당에 띄엄띄엄 앉아 담소도 나누는 모습..
이렇게라도해야 답답함이 조금이나마 가실것 같은..
하산길에도 오르는 사람이 더 많은 2020년 4월첫주 토요일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