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대지 위에 쏟아진 밤하늘의 리본..

스페인 출신 사진가이자 편집자인 댄 사프라(Dan Zafra)가 2018년에 시작한 프로젝트로 전 세계에서 모인 수천 장의
사진 중 단 25장을 골라 그해 가장 인상적인 북극광 남극광의 순간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색이 화려한 사진이 아니라,
장소의 독창성과 사진 뒤에 숨은 이야기, 그리고 실제로 현장에서 본 하늘의 느낌을 얼마나 솔직하게 담아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라고 합니다. 2025년은 태양 활동이 강했던 해라, 오로라가 평소보다 훨씬 남쪽 지역까지 내려와 화제가 되었습니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그린란드 같은 익숙한 북극권은 물론, 호주와 뉴질랜드 하늘까지 초록보라빛 물결이 길게 펼쳐졌지요.
사진들을 따라가다 보면 피오르드, 빙하 호수, 폭포, 숲, 해변과 절벽까지, 지구 끝자락의 밤 풍경을 몰아서 여행하는 느낌이
듭니다.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이 시간에 저곳에 서 있었던 사람은 어떤 기분이었을까?"하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토리 하프(Tori Harp)의 "Light & Ice"(첫 번째 사진)는 얼음 구멍 사이로 한 사람이 보이고, 그 뒤로 붉은 오로라가 번지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사진만 보면 특별한 포즈를 취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추운 밤 자연 속 평범한 사람 한 명일 뿐인데,
오히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거대한 하늘과 붉은 빛 앞에 사람이 아주 작게 서 있는 모습이, "나도 저기 서
있었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는 질문을 조용히 던지는 사진 같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진작가들은 국적도, 사용하는 장비도 모두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모두가 깊은 밤과
살을 에는 추위를 견디면서, 하늘이 열리기를 묵묵히 기다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와,예쁘다"에서
그치지 않고, 그 뒤에 쌓인 시간과 숲, 체온까지 함께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깐 화면을 올려다보며,
우리 머리 위 어딘가에서는 지금도 이런 빛의 쇼가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해 주는 작업들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