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尹東株)문학관..
종로구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19에 있는
윤동주기념관을 들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죽는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1.20)
"전시실내부는 사진촬영이 안됩니다."라는
안내원의 설명을 귀담아 듣고 해설사의 설명을 청취한다.
제1전시실엔..
윤동주의 일생에 걸친 내용, 친필원고가 전시되어 있고..
윤동주 생가에서 수습해온 나무로 된 우물도 전시되어있다.
우물 위에 두른 나무판을 가져와 복원한 것이다. 대략 100년 정도 묵었다고 하며.
고된 세월의 때가 가득하여 중후한 멋을 풍긴다.
윤동주문학관에 진열된 그의 유품과 초상화들..
윤동주 시인의 마지막 사진..
별로 넓지 않은 제1전시실을 들러보고
물탱크쪽으로 난 출입구를 통과하면 제2, 3전시실로 이동하는
미로같지는 않지만 좁은 길이 나온다.
중간에 있는 이곳은 어찌 생각하면 감옥같은 느낌이 들기도..
제2전시실..
용도폐기된 가압장의 물탱크를 개조해서 만든..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물탱크가 있었던 허접스런 공간을
윤동주의 삶과 정신에 맞게 재창조내었기 때문이다.
이소진이라는 젊은 건축가의 참신한 아이디어도 돋보이지만
관이 섣부르게 개입하지 않고
건축가의 철학이 담긴 구상을 끝까지 지원해준 점도 칭송 받을 만하다.
하얀 벽체에는 오랜세월 물탱크에 저장되어있던
물의 흔적들이 고스란이 남아있다.
잘러낸 부분은 사다리를 설치했던곳..
하늘, 별을 떠올리도록 하늘공간이 열려있다.
제3전시실..
물탱크를 영상관으로 개조한 닫힌 우물로 물탱크 원형을 그대로 두고.
윤동주의 일대기에 관한 영상을 관람할수 있다.
앙증맞게 만든 작은 의자에 앉아서..
물탱크 내부를 윤동주가 죽음을 맞이했던 후쿠오카 형무소로 꾸미고
그 벽면에 윤동주의 삶과 시를 투영하는 신선함도 돋보였다.
이곳에서 윤동주 영상을 본 후 문학관을 다시 돌아보면 누구라도
윤동주의 삶을 자신의 기억으로 오래 머물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관람이 끝나면,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차 한 잔의 여유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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