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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이야기들/우리가족안뜰

장모님 산소 이장하던 날

 

 

 

 

 

 

 

윤달에 산소를 이장하는게

 우리 선조대대로 내려온 풍습이다.

누가 시킨건 아니지만 장모님산소를 손없는 윤달에 옮기려는것도

이런 맥락에서이고  이렇게 하는것이

처가 형제들의 마음에 위안이 되는 부분도 있었을 터이다.

 

장모 돌아가셔서 이곳 공원묘지에 모신지 9년이 지났다.

이제 이곳을 떠나 장인이 잠들어 계신 곁으로 가셔야 한다.

그동안 혼자 외로우셨을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며온다.

 

한편으론 성묘가려면 두군데로 왔다갔다 해야하는 자식들은

번거로움에서 벗어나니 홀가분하기도 할것이고..

 

 

 

 

 

 

 

아침 6시 30분에 도착하니 차가운 바람이 귓볼을 때린다.

산속에 새벽 날씨는 얼어죽게 춥다.

파묘하기전 묘비에 쓰여있는 내용들을 수첩에 옮겨적고..

 

 

 

 

 

 

 

이곳에서는 마지막인 주모경을 올린다.

가운데는 올해 91세 되신 처이모도 계신다.

나이들면 알면서도 그냥 지니칠수도 있는데 처이모는

지금도 옛날일들의 기억이 나보다도 더 좋으시니..

 

<성..! 나는 왜 안데려가..?하고 흐느끄는 이모땜에 눈물을 훔치지 않을수 없다..

장모님 살아생전 두분 붙어앉아 말씀도 많이 나누셨는데..

그런 하나밖에 없는 성(언니)이 없으니   이런 저런 꼴땜에 서러움도 많으신가 보다.

 자식들 다 잘되었어도 저러니..>

오래사는게 좋은건지 안좋은건지..

 

 

 

 

 

 

 

동상동성당 장의사무실 직원들이 파묘를 시작한다.

 

 

 

 

 

 

 

성수를 뿌려드리고..

 

 

  

 

 

 

  

 

 

 

 

혼백이 있어 사람이 죽으면 혼은 하늘나라로 백은 땅속으로 간다.

땅속이 안좋으면 백이 자손들한테 안테나 역할을 해서

꿈속에 나타나기도 한다는데..?

맞는건지는 모르지만..이걸 아니라고 부정하는 사람도 흔치않은것 같다.

 

 

 

 

 

 

화장터에서 화장한후  성당 납골당에 안치할 유골함을 안고

금상동 성당 11시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이곳 성당 신부님은 동서 제자란다.

미사후 신부님이 동서를 반갑게 맞이하신다. 

이런 인연있는 신부님이 장모님 안치 축성을 해주시니 자식들 마음에 위로가 된다.

 

이렇게 2012년 3월 25(음력 3.4)일에 장모님을 장인 곁에 안치해드리니

부부가 같이 옆에 잠드셨던게 몇십년만인지 모르겠다.

 

장인어른 돌아가신후..

장모님..! 자식들 8남매를 혼자서 훌륭하게 키워 놓으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는데

이제부터 두분 그동안 못다한 얘기 나누시고 편안히 영면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