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추위에 대한 추억이라면 나이살깨나 들은분들은 몇가지쯤은 간직하고 있을것이다.
그런데 요즘 추위는 추억을 만들어 가기에는 너무 춥기도 하거니와 장기간이어서 몸을
움츠리게 하고 있으니 춘분이 지난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강추위에 조심하라는 계속되는
멧세지만이 기억에 남을뿐이다.
불광역 2번 출구로 나가는 대기장소, 산행만남을 위한 분들이 가득하다.
우리일행 4명도 무리에 섞여 목적지인 사자능선을 오르기 위해 지하철 역사 밖으로 나와
7211번(110B, 143)버스를 타고 구기동에서 하차했다.
사자능선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찾는데 엉뚱한 곳으로 들어가 다시 돌아나오는 우를 범한뒤,
정신을 차려 한솔빌라가 보이는 길로 접어들었다.



전심사앞에 있는 이정표를 따라 뒷길로 들어선다.
의친왕 이강(고종의 둘째 아들)이 상해 망명을 준비했던 은신처로
알려진 곳이라는데, 지금은 황폐한 모습으로 있다.



북악산이 잘 보이는 경관이 볼만한,
코트디부아르 대사관저를 지나 왼쪽길로 돌아든다.



천불사로 가는 이정표가 있는곳에서 들머리를 삼는다.



물개바위라고,

바닥에 먼지가 많아 등산복 바지에 달라 붙는다.

들개들이 주변을 맴돌고..

나무가지 사이로 평창동이 보인다.


멀리 보현봉,
저곳까지 가려면 몇봉을 넘나들어야 한다.

사자능선길에서 만나는 암석은 화강암 바위가 노출된 암릉 코스로
자연 그대로인 바위가 많이 보인다.
바위에 보이는 문양은 누가 그려 놓았는지, 사진이 많아 나와 있다.


사유지를 지나,







바짝 주저 앉아 빠져 나가기,


사모바위,
바위 윗부분이 조선시대 선비들이 쓰던 사모(紗帽)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으로, 아래에서 보면 윗부분이 네모지고, 가장자리가 살짝 퍼져 있어서
관모(사모)를 눌러쓴 사람 옆모습처럼 보인다.

사모바위 아래 위치한 서울 근교 4대 명찰인 승가사,
통일신라 말기에 창설된 사찰로, 승가(僧伽)는 "중들의 모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절 뒤로 거대한 암벽과 기암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마치 바위가 절을
감싸 안은 느낌을 준다. 그 중에 마애불도 이곳 절을 대표하는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람얼굴 형상속에 있는 마애불,
보물 제215호인 승가사 마애불은 자연 암벽에 새겨진 6m의 거대한 불상이다.

친구 2명이 방산이와 함께 몇년전 이곳에 왔었다는데, 2명은 전혀 기억에 없다니
그 당시 사진을 보여주며 확인을 하고있다. 다녀간게 맞는데 어쩔 수 없다.
기억을 탓할 수 없지 않은가?

이제부터는 암릉 산행으로 들어선다.
비탈이 심해 자칫 헛발질하면 저 아래 낭떠러지로
곤두박질 할 수 있어 한발짝, 한발짝 조심스럽게 내디뎌야 한다.

산이 바위덩어리로 만들어진것 같아 보인다.
앞에도, 옆에도, 뒤돌아보아도 온통 암석뿐이다.


올라오는 표정이 심상치 않다. 무리는 금이다.
이곳에서 하산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다시 올라야 하는 마음이 답답하기만,
먹고 살기 위해서 보부상 짐을 지고 이렇게 올라왔다면 엄청난 동정심을 받았을 것인데..

숫사자바위와 암사자바위를 배경삼아,
크고 우뚝 솓은 암봉, 우측에 머리를 들고 앞을 노려보는 사자 수컷 모습,
좌측에 숫사자보다 조금 낮고 둥근 형태의 암사자바위의 위용이 대단하다.
마치 능선을 지키는 사자 부부처럼 보인다.

자리하고 기념을 남겼지만 맘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표정도 조금은 일그러졌다. 나도, 친구도..

멀쩡,

힘듬,

다시 소나무 숲길로 들어선다.

암석이 집채만하니, 주녹이 들어간다.





고개 넘으면 마지막 하산길이 보이는가 싶었는데,

다시 오름길이 나오니 헉소리가 나온다.


드디어 평탄한 지형이다.
바닥을 어느분이 쓸었는지 빗자루 자국이 남아있다.

이곳이 기를 받는 장소여서 자주 오는분들이 있는것 같다. 향불을 피웠는지 냄새가 닌다.

보현봉을 바라보며,

주변을 돌아본다.

멀리 보이는 문수사,
해발 645m에 위치한 국내 삼대 문수성지가 보인다.


찬공기에
털모자, 귀마개까지,
이렇게 조용한 산상에서
그냥
주변을 바라보는
그것만으로도
좋다
무얼
더해
바라겠나?
이만큼만, 이만큼만이면,
<숫사자바위에서 보현봉을 배경삼아,>

하산길로,




드디어 넓은 등산로와 만났다.
우리가 내려 온 왼쪽길은 비탐길이고, 오른쪽은 등산로이다.




추사 김정희의 족적이 남겨진,
동령폭(東嶺瀑)의 한 장면을 담았다.

추사에게 동령폭은 그냥"물 떨어지는 폭포"가 아니었다.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줄기는 학문과 도의 흐름으로 보고,
바위에 부딪혀 흩어지지 않는 물은 기개와 절개로,
깊은 산중에서 들리는 물소리는 속세를 떠난 고요로 동령폭은 자연
풍경이면서 동시에 추사 자신의 정신 세계였다고 전해진다.

추사 김정희가 황산, 동리 제공과 더불어 동령에서 폭포를 구경하면서 읊은 시,
여름 산에 비가 새로 말쑥이 개니 넘실넘실 맑지 않은 시내는 없네
첩첩이 포개진 저 비취 무더기는 유달리 시냇가와 산봉우리에
빈 산이라 사람 마음 고요도 한데 그대는 끝내 뉘를 생각하는고
굳은 돌은 얘기를 나눔직 하나 물은 빨라 쫓아갈 수 가 없구려
그윽한 소나무는 고사와 같고 흰 구름은 기이한 색태를 내네
금고로 나의 애를 충실히 하고 수벽으로 너의 눈썹 물들인다오
신선길이 영원히 세상 등지니 뉘라서 가는 실을 탄단 말인가
나는 이제 진념을 끊고자 하니 즐거움도 없고 또 슬픔도 없네
「완당전집에서」



평창공원지킴터를 나오며,






평창동,
담장이 성처럼 높고 정원엔 고급스럽게 기른 정원수들이 보기에 좋다.
그런데 다니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황량한 분위기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 하다.
큰길로 나오니 여기는 사람사는 동네라는 느낌이 든다. 왁자지껄한게..
담이 있고 가파른 계단이 있고, 그 계단을 세며 내리고 오르는 느낌도 살맛나는 곳이라고,
뇌까리며 사자능선을 따라 보현봉을 마주한 4시간여의 산행을 마무리했다.

방산이가 기력을 보충해주어 다시 살아난 듯 하다.
고맙다. 같이한 친구들, 산대장을 하고 수육까지 대접해준 방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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