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내린다. 주일이 되어도 성당에는 가지 못한다. 신부님 홀로 미사를 집전하신다고 연락 받았다.
첫눈은 아니지만 온눈이 쌓인건 처음이니 첫 눈이라고 해도 틀린건 아닌것 같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하루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
주말산행도 생략하고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칩거하다 오전10시에 눈내리는 전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영하권이 아니라서 쌓였던 눈이 녹으면 2020년 설경을 볼수없을것 같아 한걸음에 내달릴수밖에 없었다.
노들역 3번출구로 나와 용봉정 근린공원에 오르기 위해서는 약간은 언덕진 동네골목길을 올라야 한다.
초행길이라서인지 골목의 아기자기한 모습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볼거리가 될수도 있겠다.
오르다 뒤돌아보니 골목길 멀리 한강대교가 보인다.
돌아다니는 이들이 별로 없다. 차들도 움직이지 않고 주차해있다.
강추위는 아니지만 집안에 있기가 답답했는지 어린이가 놀이기구에 올라 놀고 있는 모습도 귀엽다.
약간은 가파른 계단을 올라 고개를 넘어서면 흑석동과 연계된다.
흑석동마을은 신규아파트들이 들어서서 다른 동네로 되어 있다.
빨강 산수유열매가 흰색에 덮히니 더 빛나 보인다.
용봉정 근린공원으로 오르는 계단..
눈쌓인 정상에 오르다.
이곳도 의자가 있으니 통제구역이다.
눈쌓인 풀잎너머로 보이는 한강대교와 한강철교..
동부이촌동 방향..
동부이촌동은 가깝지만 흐린 날씨로 멀리 보이고..
여의도 63빌딩도 설경에 넣어본다.
공원주변의 설경도 볼만하다.
한강대교방향을 재 조망해본다.
하산하는길은 공사중으로 진입을 못하게 끈을 연결해 놓았다.
공사중인데도 눈을 치우는 이가 깨끗하게 청소해 놓았다.
"용봉정자연마당 조성사업"공사안내판이 설치되어있다.
공사기간이 올 11월25일까지라고 되어 있는데 현장은 아직도 계속 공사중이다.
길따라 처음인 아래 마을로 내려가 본다.
눈내리는 용양봉저정의 모습이다.
정조때 지어진 행궁으로,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인 현륭원으로 참배가면서 잠시 휴식하던 장소이다.
임금이 머물곳이라 용이 뛰놀고 봉황이 높이 난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역시 들어갈수가 없으니 밖에서 보는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공원이 들어설 산아래 반대편에서 바라보니 보행자의 편의를 위해 데크로드 및 산책탐방로를 설치하고
야자매트, 잔디블록등으로 포장하여 가족단위로 자연을 즐길수 있도록 야산일대를 정비하고있는 현장이다.
효사정으로 가기위해 인도로 접어든다. 눈발이 바뀌더니 진눈깨비가 날린다.
효사정오르는 인편으로 심훈선생 문학비와 동상이 있다.
그 날이 오면..
-심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 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메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번만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한강변에 위치하고 있는 정자중에서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다는 효사정이다.
심훈선생의 "첫눈"이 새롭게 와 닿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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