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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이야기들/나라뜰헤매기

밭으로, 관곡지와 연꽃테마파크로..//20년8월5일(수)


 

 

요즘은 지역별로 비 내리는 량이 천차만별이라서 도무지 종 잡을 수가 없다.

더군다나 장기간 비가 오는 이런 예는 별로 기억에 없다.

많이 내린 비로 인해 피해를 입은 현장이 전달될 때 마음이 쓰리다.

 

막바지에 이른 것 같은 관곡지를 가기로 하고 점심을 "최고의 밥상"에서 했다.

오후 1시 지나 식당에 들어가니 손님이 별로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일부러 한가한 시간에 간 것이다. 

 

 

 

 농작물들도 제 목을 한 후에는 서서히 시들어간다.

정성 들여 가꿔준 주인에게 받은 만큼 보답을 다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파리도 푸르던 게 누런 잎으로 변한걸 보니 황혼이 온 것 같다.

 

 

 

아침에 조금씩 내리던 비는 어느새 그치고 햇볕이 따갑다.

그리 크지 않은 매실나무 그늘 밑에 있어도 땀이 흐른다.

 

 

 

 

 

 

 

 

 

 

적당량의 수확을 했으니 이제 관곡지로 향한다.

검은 구름은 저 멀리 흘러가고 뭉개 구름이 두둥실 떠있는데

햇볕이 내리쬐는 차 계기판 온도는 34도를 나타낸다.

 

 

 

관곡지와 연계되어있는 연꽃테마파크에 도착하다.

언제나 마찬가지로 연꽃을 보려고 온 차량들은 도로 양 옆을 꽉 메우고 있다.

다행히도 한자리가 비어있어 동작 빠르게 주차하고 연꽃테마파크로 들어간다. 

 

 

 

 

 

 

연못의 소유권은 조선 초기부터 최근까지 안성군(安城君) 이숙번(李叔蕃),

이숙번의 사위 진주 강 씨(晉州姜氏) 감찰공(監察公) 강순덕(姜順德),

강순덕의 종질(從姪) 손으로 양자가 된 강희맹, 강희맹의 사위 안동 권 씨 권만형(權曼衡),

이후 안동 권 씨 화천군 파로 이어져 온 것으로 보인다.

 

 

 

비가 그친대신 내리쬐는 햇빛은 양산이 아닌 우산을 쓰게 한다.

 

 

 

 

 

 

 

 

 

 

 

연못에 피는 꽃들은 알 수 없는 이름들로 종류가 많긴 하다.

수련, 백련, 홍련은 쉽게 알 수 있으나 부레옥잠, 창포, 꽃창포, 물배추란 이름은 아리송하고

개연, 빅토리아, 가시연은 생소하기만 하다.

 

 

 

연꽃을 보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연꽃을 이르는 표현으로 처염상정(處染常淨)이란 말이 있는데

 흙탕물 속에서도 맑은 향을 잃지 않고 아름답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꽃이기 때문일 것이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메모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메모지와 필기도구까지..

 

 

 

기념을 남기기 위해 내가 나에게 몇 자 적어본다.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반쪽 얼굴로 생활한 게 수개월을 이어가고 있다.

 

길에서 만나면 알아주는 이들이 고맙기만 하다. 그런데 끝이 안 보인다.

어느 부분에서 뒤죽박죽 돼버리다 시피 된 일상이 내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진 않은지..?

 

그런데 안에 있으니 더 덥다. 더 이상 생각도 나지 않는다.

 

 

 

 

 

더러운 진흙탕물 속에서도 물들지 않고 화려하고 예쁘고 맑은 꽃을 피워내니

그것만으로 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연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