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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이있는오솔길/出寫

합성없이 즐기는 착시의 유희//휴고 수이사스(Hugo Suissas:사진작가)


 

 

 

일상의 사물을 이용해 현실을 살짝 비틀어 보이게 만드는 '시선의 연출가'이다.

그는 대단한 장비보다 아이디어와 구도를 믿는다. 손안의 소품, 거리와 각도, 빛을 정교하게

맞춰 우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한 풍경을 낯설고 사랑스러운 장면으로 바꿔 놓는다.

 

그의 작업은 장난스럽지만 계산적이다.

대문의 모양을 전구로 보이게 하고, 태양을 치약으로, 달을 손톱으로 바꾸기도 한다.

이 작업은 포토샵의 과장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치밀한 프리비주얼라이징과

스케일 조절, 카메라 위치 선정에서 탄생한다.

작은 소품과 정확한 타이밍, 그리고 '보이는 것을 다시 정의 한다'는 규칙이

그의 사진을 단단하게 지탱한다.

 

 

 

결국 작가의 사진은 우리에게 묻는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만 볼 것인지, 보이는 대로 새로 만들어 볼것인지,

그의 프레임 안에서 현실은 한순간 장난감처럼 가벼워지고,

우리는 잠시 어린아이의 호기심을 되찾는다.

주머니 속 열쇠와 메모지, 길가의 구름만으로도 세계는 다른 표정을 짓는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그 놀라움이 그의 작품이 남기는 가장 긴 여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