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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저산산이좋아/친구와산행길

얼굴을 가리고 생활한지../20년6월28일(일)

 

 

 

 

빠른 시간만큼이나 요즘의 생활패턴도 빠르게 바뀌어 가는 걸 느낄 수 있다.

사회 모임도 없어지진 않았지만 대면 모임 자체를 생략했고

종교생활도 계명에서 벗어나 그럭저럭 명맥만 이어온 지 반년이 되어가고 있다.

 사이버 성당이 운영되고 그곳을 시청하는 신자수도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는 실정 등..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눈만 빠끔 거리며 아침부터 분주하게 오가며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보내온 게 벌써 5개월을 넘기고 있다.

 

대중교통인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예전과 달리 앞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표정도 알아볼 수 없다. 눈만 보고 그 사람의 전체를 어떻게 알 것인가..?

 

일요일인 오늘도 삼성산으로 들어오는 인파들이 엄청나다.

공기 좋은 산길이라서인지 대부분이 마스크를 벗고 다닌다.

젊은이들은 코로나 19에 별로 심각성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니 우리가 비껴 다닐 수밖에..

 

이따금씩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다 보니 배낭 밑으로 스며든 땀이 잦아들면서 몸이 풀린다.

올 들어 주일에 한 번꼴로 산을 찾았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를 해야겠다.

시끌벅적하던 팀들이 중간쯤에서 나무 그늘 밑으로 빨려 들어간다.

 

우리도 그늘을 찾아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조망이 잘 되는 언덕에 오르다 보니

바위 위에 산비들기 한쌍이 사이좋게 앉아있다.

쟤들은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을까..?

 

유럽에서도 흑사병과 관련된 얘기들이 종교와 어우러져 전해오고

토지에서 촤참판댁 마님이 역병으로 돌아가셨다.

 

요즘방영되는 철종과 대원군대를 배경으로한 <바람과 구름과 비>에서도

역병이 몰아친 마을을 통째로 이전하여 견디고 이겨내는 장면이 나온다.

 

어느날 갑자기 "코로나19가 없어졌다"거나 "우리힘으로 백신을 개발했다."는

희소식이 언제나 들려올런지..?

 

정신줄 놓지 말고 다시 마스크를 쓰는 일상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