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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이야기들/푼수같은소리

호두깨기를 망치로../22년2월19일

 

 

 

지인이 보내온 호두를 깨야 하는데 게으름을 피우다 몇달 지난 이제야 꺼내 본다.

상자안에는 호두알 한개가 들어가면 움직이지 못하도록 알맞게 제작된 "호두망치"가 들어있다.

 

 

 

 

 

내 어릴적 고향에도 나무울타리 사이로 몇그루의 호두 나무가 섞여있었다.

호두나무가지에 드문 드문 열린 덜익은 파란색의 호두를 따서 껍질을 박박 문질러 물에 닦아내면

노란색의 딱딱한 껍질을 쓴채 탈바꿈되어 나타난 호두가 보일때의 희열은 어린 마음에도 대단한것이었다. 

그러다 누가 볼쎄라 조심스럽게 그늘에 말린 호두를 한손안에 두개를 넣고 비벼될때마다 나는 딱딱소리..

장난감이 별로 없던 그 시절에는 그런대로 실한자랑스런 장난감이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런 어릴적의 상념에 젖어 상자속에서 호두를 꺼내 망치에 넣어 중심을 잡고 꽉 누른다.

껍질이 으깨지면서 안에 있는 호두알갱이가 여러 조각으로 분리된다.

몇개를 계속 눌러대니 손아귀힘이 빠진다.

어려운 호두깨기도 아닌데 나이 든 지금의 상황은 쉽지가 않다.

맘대로 짜증스런 표정을 지을수도 없다.

 

 

 

어느 자료를 보니 호두를 물에 넣어 놓았다가 하루를 불리면 내용물이 덜 깨어진다고 하니

앞으로 호두깰때는 시험해볼 일이다. 

 

 

 

일반 망치로 두드려 깼다면 알갱이가 엄청나게 으스러져 있을건데

이렇게라도 알갱이가 덜 깨어진건 호두망치의 역할이 컸다.

이런 작은 것에도 고마움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호두를 보내준 분에게도..망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