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군락지에서 낙조대방향으로 하산길을 정했다.
작은 산길로 접어들면
어느새 나무냄새, 풀냄새, 멀리 보이는 꽃향기, 거기에 더해 산바람의 향기는
나를 더 넓은 세상으로 데려다 주는 착각을 느끼게 한다.
걷고 또 걸어야 되는데 몸은 천근, 만근이 된다.
그러다 문득, 길 옆에 방금 이슬을 머금은 웃고있는 산꽃들을 보면
혼란했던 잡념들은 사라지고 차분해진다.
미꾸지고개에서 올라온다는 분들은 힘들어 하면서도
정상에있는 진달래를 제대로 볼수있을까에 걱정들이다.
힘차게 박차고 나오는 "떡갈나무"다.
청동기 시대 부족장의 무덤인
고천리 고인돌군을 지나..
제비가 돌아올 무렵에 핀다는 자주색의 제비꽃이
낙엽속에서 솟아있고..
조팝나무의 하얀꽃이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가 하면..
조개나물을 비롯한..
제비꽃과 산딸기가 함께 어우러진 모습도 아름답고..
가시를 달고있는 주엽나무는 압권이다
오늘은 진달래보다 길가에 이따금씩 보이는
개복숭아꽃이 눈에 더 아롱거리는것 같다.
드디어 6km를 걸어서 낙조대에 도착했다. 강화 팔경의 하나다.
그동안 잠겨있던 운무는 많이 개어있다.
뒤를 보아도, 앞을 보아도, 옆을 보아도
모두가 아름답다.
불자가 아니어도 불상앞에서는 숙연해지기 마련이다.
마음에 욕심이 많이 남아있고, 흠결이 많이 있고..
부처님 좌불상이 모셔있는 낙조대 보타전이다.
운무에 가려 멀리 서해의 모습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앞에 펼쳐진 내가저수지를 둘러싼 풍광은 정말 멋지다.
바로 아래 동네에 관장 성님의 세컨드하우스가 있다.
저곳에서 작년에 세가족이 일박을 한 기억이 새롭다.
그날은 비가 많이 내려서 세컨드 하우스 뒤에 낙조대가 보이지도 않았다.
오늘에서야 이 동네에 대하여 알게 되었으니..
높은곳에서 보아야 잘 보인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달았다.
운무와 어우러진 전경은 외국의 어느 장소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뒤로 보이는 산세도 아름답다.
한물가기는 했어도 능선따라 남아있는 산벚꽃이 아름답다.
적석사의 일몰이 아름답다는 사진 이야기다.
이제 적석사로 내려가려 한다.
불편하기는 해도 좁은 돌계단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타고 온 노랑색 차도 보인다.
방산이 친구가 살신성인으로 원점회귀해서 몰고온 애마다. 고맙다.
"적석사"라고 새겨져 있는 범종의 위용에 기가 꺽인다.
다른 사찰의 범종과는 달리 색상이 금색이다.
대웅전 앞에 오래된 느티나무 두 그루가 버티고 있다.
작품이다.
나무안에서 형체는 없어도 "너는 누구인가..?"를 연상케 하는 듯..
그 옆에는 호랑이가 잡범이 오면 바로 덮치려는 듯 순간을 엿보고 있다.
사적비에, 인도에서 온 천축국사가 강화도에 절터를 물색하던중
고려산의 오련지 연못에서 다섯송이의 연꽃을 꺽어 하늘에 날렸는데
그 꽃들이 제각각 다른 장소에 떨어졌고 연꽃이 떨어진 자리에
청련사, 백련사, 흑련사, 황련사와 적련사를 창건하였다고 한다.
현재의 적석사가 당시의 적련사였는데
절의 이름으로 인해 산불이 자주 일어 난다고 하여
이름을 적석사로 바뀌었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스님들이 기거하는 곳..
담장 아래로 장독이 여러개 보인다.
연기도 없고, 기척이 없는걸 보면 폐업상태인것 같다.
판매했던 목록에 "쑥개떡"이 이채롭다.
충남서산집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가 다 되었다.
꽃게탕을 "중"으로 두개를 주문했다.
주인이 친구를 알아보고 밴댕이회 두접시를 대접한다.
우리야 괜찮지만 친구는 부담이 될터이다.
내 주변에 이렇게 넉넉한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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